Interior Guide · 고르기 · 05 / 10

자재 고르기 — 비싼 게 정답은 아닙니다

스튜디오 결 · 박민규 대표
강남구 개포동 욕실 — 베이지 스톤 질감 대형 타일 마감 | 스튜디오 결
먼저, 한 줄 답
Q. 자재는 비싼 걸 고르면 되나요?
A. 아닙니다. 자재는 '등급'이 아니라 '그 집의 생활 습관'에 맞춰 고르는 게 맞습니다. 아이·반려동물이 있는 집, 물을 많이 쓰는 공간, 손이 자주 닿는 곳마다 정답이 다릅니다. 비싼 자재가 우리 집에선 과한 경우도, 싼 자재가 딱 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재를 고를 때가 되면, 대부분 이렇게 물으십니다.

"제일 좋은 걸로 해주세요."

그런데 '제일 좋은'은 사실 집마다 다릅니다. 같은 마루라도 어떤 집엔 최고가, 어떤 집엔 과한 선택이거든요.

자재는 등급표가 아니라, 그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를 보고 고르는 게 맞습니다.

개포동 현관 — 테라조 타일 바닥과 키큰 수납장 | 스튜디오 결
※ 발행 시 보유 현장 실사진으로 교체 예정

마루 — 종류부터 알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가장 고민 많이 하시는 게 바닥입니다.

강마루 — 합판 위에 무늬목을 입힌 마루. 찍힘·습기에 비교적 강하고 관리가 쉬워,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 많이 씁니다.

원목마루 — 표면이 진짜 나무. 질감과 분위기가 깊지만, 찍힘·습기에 상대적으로 예민하고 관리가 더 필요합니다.

SPC·장판 — 단가가 낮고 물에 강한 편. 예산을 아껴야 하거나 임대 목적일 때 선택지가 됩니다.

핵심은 '비싼 순서'가 아니라 '우리 집 생활에 맞는 순서'입니다. 아이가 뛰고 물건을 떨어뜨리는 집에 관리 까다로운 원목을 깔면, 비싼 만큼 스트레스도 같이 깔리거든요.

타일 — 어디에 쓰느냐로 갈립니다

타일은 종류보다 '위치'가 먼저입니다.

물을 많이 쓰는 욕실 바닥은 미끄럼에 강한 걸, 주방 벽은 기름때가 잘 닦이는 걸, 거실에 타일을 쓴다면 발 느낌과 겨울철 냉기를 함께 봐야 합니다.

큰 타일은 줄눈이 적어 깔끔하지만 시공 난도와 비용이 올라가고, 작은 타일은 분위기를 살리지만 줄눈 관리가 따라옵니다. 예쁜 것만 보고 고르면 사는 동안 불편이 따라올 수 있어, 닦임·미끄럼·관리를 같이 봐야 합니다.

벽 — 도장(페인트)이냐 도배(벽지)냐

벽 마감도 자주 갈리는 선택입니다.

도배(벽지) — 시공이 빠르고, 작은 흠을 덮기 좋고, 비용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오래되면 이음새가 뜨거나 변색될 수 있습니다.

도장(페인트) — 이음새 없이 매끈하고 고급스러운 면을 만듭니다. 다만 벽면 바탕을 고르게 잡는 손이 많이 가서, 제대로 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더 듭니다.

도장이 무조건 고급, 도배가 무조건 저렴이 아닙니다. 벽 상태와 원하는 분위기, 예산을 같이 보고 정하는 게 맞습니다.

용산구 이태원 빌라 — 짙은 우드 톤 바닥 마감 | 스튜디오 결
※ 발행 시 보유 현장 실사진으로 교체 예정

필름 — 다 바꾸지 않고 분위기를 바꾸는 법

문, 몰딩, 싱크대 문짝처럼 멀쩡하지만 색만 바꾸고 싶을 때 쓰는 게 필름입니다.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도 톤을 통일할 수 있어, 예산을 아끼면서 분위기를 정리하는 데 유용합니다.

다만 바탕이 우는 곳, 손이 많이 닿는 모서리는 시간이 지나며 들뜰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에 필름을 쓰고 어디는 교체할지'를 나누는 판단이 중요합니다. 멀쩡한 데는 필름, 망가진 데는 교체 — 이렇게 나누면 같은 예산으로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솔직히, 가장 비싼 조합이 가장 좋은 집은 아닙니다

자재 이야기에서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모든 자재를 최고가로 맞춘 집이, 가장 살기 좋은 집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있는 집은 어떤 바닥이 좋나요?
찍힘·습기에 강하고 관리가 쉬운 강마루를 많이 선택합니다. 다만 생활 습관에 따라 다르니, 관리에 들일 수 있는 손까지 함께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Q. 도장이 도배보다 무조건 좋은가요?
아닙니다. 도장은 매끈하고 고급스럽지만 손이 많이 가고 비용이 더 듭니다. 벽 상태·원하는 분위기·예산에 따라 도배가 더 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Q. 필름은 금방 들뜨지 않나요?
바탕 상태와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손이 자주 닿는 모서리는 들뜰 수 있어, 그런 곳은 교체하고 나머지에 필름을 쓰는 식으로 나누는 게 좋습니다.

손이 안 닿는 곳, 눈에 잘 안 보이는 곳까지 최고급으로 깔면 돈은 거기서 새어 나가고, 정작 매일 손이 닿는 곳에 쓸 예산이 줄어듭니다. 저는 반대로 권합니다. 손이 자주 닿고 눈이 오래 머무는 곳에 예산을 모으고, 나머지는 합리적으로. 이렇게 나누면 같은 비용으로 훨씬 좋은 집이 됩니다. 어디에 모으고 어디서 아낄지는 그 집의 생활을 봐야 정해져, 정답을 미리 드리긴 어렵습니다.

집 사진 몇 장만 들고 편하게 말씀 주세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면 좋을지 먼저 같이 짚어드리겠습니다. 견적은 그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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