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ior Guide · 시작 전 · 02 / 10

우리 집은 어디까지 손대야 할까

스튜디오 결 · 박민규 대표
송파구 잠실 거실·다이닝 — 전체(통) 리모델링 전경 | 스튜디오 결
먼저, 한 줄 답
Q. 전체로 해야 하나요, 부분만 해도 되나요?
A. '낡았으니 다 한다'가 아니라, 두 가지로 정합니다. 첫째, 내 불편이 집 전체에 퍼져 있나 한 곳에 몰려 있나. 둘째, 지금 안 하면 나중에 다시 뜯어야 하는 곳(방수·배관·단열)이 끼어 있나. 이 둘에 따라 전체·부분·올수리가 갈립니다.

1편에서 불편·예산·범위 세 가지를 정리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중 가장 어려워하시는 게 세 번째, 범위입니다.

"이왕 하는 거 다 할까요, 아니면 급한 데만 할까요?"

이 질문에 저는 평수나 연식으로 답하지 않습니다. 그 집의 불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봅니다.

용산 거실 — 전체 시공 범위 | 스튜디오 결
※ 발행 시 보유 현장 실사진으로 교체 예정

먼저, 세 가지 말이 헷갈리지 않게

현장에서 같은 말을 서로 다르게 쓰셔서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부분 시공 — 욕실만, 주방만, 도배·장판만. 특정 공간이나 공정만 손보는 겁니다.

전체(통) 인테리어 — 집 전체를 한 번에. 철거부터 마감까지 묶어서 진행합니다.

올수리 — 보통 구축에서 '거의 전체'를 새로 하는 걸 이렇게 부르십니다. 전체 인테리어와 겹치는 말입니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핵심은 '어디까지를 한 번에 묶느냐'고, 그 묶음을 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기준 하나 — 불편이 퍼져 있나, 몰려 있나

집을 둘러보며 제가 먼저 보는 건, 불편의 '분포'입니다.

거실은 어둡고, 주방 동선은 답답하고, 방마다 수납이 부족하고, 욕실은 낡았다 — 불편이 집 전체에 퍼져 있으면 부분만 손대도 결국 또 아쉬워집니다. 이런 집은 전체가 맞습니다.

반대로, 다른 곳은 멀쩡한데 욕실 하나가 유독 낡았다 — 불편이 한 곳에 몰려 있으면 거기만 손보는 게 맞습니다. 멀쩡한 곳까지 끌고 들어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부분으로 충분한 집을 전체로 뒤집으시라고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건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버리는 쪽이거든요.

기준 둘 — '다시 못 여는 곳'이 끼어 있나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부분만 하려는데, 그 안에 한 번 덮으면 다시 못 여는 곳이 끼어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욕실만 새로 한다고 합시다. 타일만 예쁘게 붙이면 끝일 것 같지만, 그 아래 방수가 수명을 다했다면 1~2년 뒤 아랫집 천장으로 물이 번질 수 있습니다.

서초구 방배동 침실 — 부분이 아닌 전체 마감 | 스튜디오 결
※ 발행 시 보유 현장 실사진으로 교체 예정

배관·단열도 같습니다. 벽을 어차피 여는 김에 같이 봐야 할 것들이 있고, 그걸 빼고 마감만 덮으면 멀쩡해 보이다가 나중에 새로 한 곳을 다시 뜯게 됩니다.

그래서 '부분'이라도, 그 부분 안에 다시 못 여는 곳이 있으면 거기까지는 같이 가는 게 맞습니다. 구축에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새로 할지는 별도의 기준이 있어, 그건 따로 한 편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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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이렇게 갈립니다

같은 30평대라도 결정이 다릅니다.

이사 들어오며 분위기까지 통째로 바꾸고 싶으신 분, 외벽 쪽 결로·오래된 배관이 의심되는 구축 — 이런 경우는 전체로 가는 게 후회가 적습니다.

반대로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집인데 주방 동선만 답답하다 하시면, 주방만 손봐도 충분합니다. 멀쩡한 마루·창호까지 걷어낼 이유가 없으니까요.

평수와 연식이 같아도 답이 다른 건, 결국 그 집의 불편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전체가 늘 정답은 아닙니다

전체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전체가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멀쩡한 집을 다 뜯는 건 만족이 아니라 비용 낭비로 끝나기 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분 시공만 여러 번 나눠서 해도 되나요?
됩니다. 다만 철거·설비가 겹치는 곳을 따로따로 하면 같은 일을 두 번 하게 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가까운 시기에 욕실·주방을 둘 다 할 계획이라면 묶는 편이 효율적일 때가 많습니다.
Q. 올수리와 전체 인테리어는 다른 건가요?
거의 같은 말로 쓰입니다. 보통 구축에서 거의 전체를 새로 하는 걸 올수리라 부릅니다. 이름보다 '어디까지 한 번에 묶는가'가 중요합니다.
Q. 집이 오래되면 무조건 전체로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오래됐어도 제 역할을 하는 곳은 살릴 수 있습니다. 기준은 '낡음'이 아니라 '불편이 퍼져 있는가'와 '다시 못 여는 곳이 끼어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처음 정한 범위가 끝까지 그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막상 열어보니 손봐야 할 게 더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살릴 수 있는 게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범위는 혼자 미리 못 박기보다, 집을 같이 보며 두 기준(불편의 분포·다시 못 여는 곳)으로 정리하는 게 먼저라고 저는 봅니다.

집 사진 몇 장만 들고 편하게 말씀 주세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면 좋을지 먼저 같이 짚어드리겠습니다. 견적은 그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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